[안정효의 Q-English]코끼리가 내 잠옷을 입다니 | ||
입력: 2008년 09월 03일 14:57:27 | ||
double talk(겹대화)에 관해서는 필자가 따로 책을 펴낸 적도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간단히만 언급하겠는데, 이것은 pun으로 quip하는 대화들 가운데 어떤 문장을 일부러 오역해서 사람들을 웃기는 기법이다. 그러니까 실수로 하는 동문서답이 아니라, 맹구나 영구 식으로 똑똑한 바보짓을 하는 해학이다. 오늘은 막스 4형제의 영화에 나오는 대화를 다루는 마지막 대목으로서, 바로 이 겹대화의 예를 몇 가지 소개하겠다. 브로드웨이에서 성공을 거둔 희극을 재탕하여 1930년에 영화로 만든 ‘동물비스킷(Animal Crackers)’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How much would you want/to/run into an open manhole?”
중·고등학교에서 문장을 잘못 잘라놓고 억지로 해석하면 의미가 삼천포로 빠지는 예를 영어시간에 몇 가지쯤은 공부를 했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말에서도 “아버지가 방에 들어간다”와 “아버지 가방에 들어간다”가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위 예문을 듣고 영화에서는 이런 대답이 나온다. “Just the cover charge.” 우리나라 사전들을 찾아보면 cover charge를 “레스토랑 등의 서비스료”라는 식으로 풀이해 놓았는데, “식대와 술값에 붙어 나오는 고정된 금액”이기 때문에 “기본요금”이라고 해야 알아듣기가 더 쉽겠다. 나아가서 이 말은 “원가(만 받겠습니다)”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double talk로 “덮는 가격,” 즉 (맨홀을 덮는) “뚜껑 값”이라는 말도 된다. “뚜껑 값만 주시면 기꺼이 빠지겠습니다”라는 대답을 받아서 겹대화는 이런 말로 이어진다. “Well, drop in some time.” 물론 이것은 “그렇다면 만족할 만한 조건이니 나중에 한 번 들르게”라는 뜻이다. drop in이 “시간이 날 때 방문하다”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그렇다면 언제 한 번 구멍에 빠져보게나”라는 뜻으로도 통한다. ‘동물비스킷’에는 이런 double talk도 나온다. “One morning I shot/an elephant/in my pajamas. How he got into my pajamas* I’ll never know.” (* 앞에서 hips, trousers, glasses의 경우를 설명했지만, pajama 역시 복수형으로 써야 한다. 영국영어에서는 pyjamas라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 끝난 ‘올림픽’도 경기나 행사를 말할 때는 꼭 Olympics라고 복수형으로 써야 한다. Olympic은 ‘올림포스 산의’나 ‘올림픽 경기의’ 또는 ‘올림피아 평원의’라는 형용사이고, 명사로는 ‘올림포스의 신’을 뜻한다. 경기를 뜻하는 명사는 Olympics나 Olympic games 또는 Olympiad라고 해야 한다.) 예문에서 첫 문장은 elephant의 앞과 뒤에서 문장을 자르는 차이에 따라 “어느 날 아침 나는 잠옷 바람으로 나가 코끼리를 총으로 쐈다”와 “어느 날 아침 나는 내 잠옷을 걸친 코끼리를 쏘았다”라고 의미가 달라진다. 웃기기 위해서 영화는 두 번째 의미로 받아들였고, 그래서 “코끼리가 어쩌다 내 잠옷을 입었는지는 귀신이 곡할 노릇이지만”이라는 설명으로 이어진다. ‘풋볼대소동(Horse Feathers)’에는 이런 double talk이 나온다. “There’s a man outside with a big black moustache.”(덩치가 크고 검은 콧수염을 기른 남자가 밖에 와 있는데요.) 집으로 찾아온 사람은 “검은 콧수염을 기른 방문판매원”이다. 하지만 속성을 나타내는 전치사 with를 짓궂게 오역하면 “크고 검은 콧수염을 가지고 어떤 남자가 밖에 와 있는데요”라는 말이 된다. 그래서 이런 웃기는 대답이 나온다. “Tell him I’ve got one.”(나 벌써 있다고 그래.) 번역 내용이 무슨 소리일까 싶어할 테니까 설명하겠는데, one은 a big black moustache를 뜻한다. 그래서 이런 번역이 가능하다. “나도 검정 수염은 있으니까, 안 산다고 그래.” ‘경마장의 하루(A Day at the Races)’에서는, double talk이라고 하기는 좀 무리지만, 비슷하게 웃기는 대화도 나온다. 흥분한 여자가 애원한다. “Closer…hold me closer…”(더 꼬옥…나를 더 꼭 안아줘요…) “If I hold you any closer, I’ll be in back of you!”(더 끌어안았다가는 내가 당신 뒤쪽으로 뚫고 나가겠어!) |
--- English ---/Have a Fun!